이제야 전달받은 김수억 동지의 조합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올립니다.
우리 조합원 동지들이 밤낮일하시면서 무리하셔서 면회를 오시는 것보다는 현장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말을 유난히 힘주어 말하더군요.
면회투쟁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는 우리의 투쟁의 결의와 흔들림없는 파업투쟁을 편지에 담아 김수억 동지에게 띄어보내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몇 명의 동지가 편지를 쓰시든, 반드시 한명 한명 답장하겠다는 약속을 받았지요.
토씨하나, 띄워쓰기 하나 고치지 않고, 그대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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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은 조합원 동지들께
먼저 "투쟁"으로 인사드립니다. 건강히 잘 계시는지요. 밤낮으로 일하고 투쟁하고 계실 동지들을 생각하면 우선 죄송스럽고, 더 열심히 꿋꿋이 지내야지 다짐해보곤 합니다.
저는 10일(월)날 종일 검찰청에서 대기·조사를 받고 이곳 수원구치소로 이송되었습니다. 어제(11일)도 조사를 받고, 이틀동안 임시방에 거처하느라 편지조차 쓸 조건이 안됐습니다. 오늘은 드디어 방을 배정받고 이렇게 연락을 드리게 되었답니다.
유치장에 있다가 이곳에 와서 죄수복을 입고, 방까지 배정받고 나니, 구속되었다는 사실이 유난히 실감납니다. 오늘따라 더더욱 조합원 동지들, 상집간부 동지들, 현장위원 동지들이 그립습니다.
이송되기 전 휴일날, 유치장으로 다원테크 조합원, 현장위원, 그리고 신풍조합원들께서 오셨어요.
"5일날 파업도 잘됐고, 조합원들 더 잘하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몸이나 챙기라고."
오히려 저를 걱정해 주셔서 죄송스럽고 또 얼마나 마음이 든든했는지 모릅니다. 계약해지 협박때문에 조합원들이 불안해 하시지 않냐고 여쭈었더니,
"더 많이 만나고 열심히 뛰어야 한다."는 힘있는 말씀까지…. 저도 얼른 달려가서 함께 하고픈 마음만 간절했습니다.
화요일 원·하청 연대회의는 어찌되었는지, 정규직 동지들은 잘 계신지, 무엇보다 우리 조합원 동지들은 어떤지, 철농중일 상집간부 동지들은 몸 건강한지. 하나하나 궁금하고 답답하기도 하지만, 어떠한 탄압과 어려움도 뚫고 헤쳐온 우리 동지들이기에 흔들림없이 강단지게 잘 하고 계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한 치의 굽힘도 없이, 현대자본에 맞서 투쟁해 온 자랑스런 동지들!
저도 동지들께 부끄럽지 않도록, 이 곳에서 최선을 다해 열심히 투쟁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11일날 교섭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교섭이든, 기아 원청의 탄압이든 오로지 우리 조합원들이 "단결"해 있을 때, 강력한 "파업"과 "투쟁"을 지켜낼 수 있을 때, 우리는 승리할 수 있습니다.
"끝까지 투쟁해서 반드시 승리한다" ― 결코, 흔들리지 않을 조합원 동지들을 믿기에, 우리의 투쟁과 "승리" 또한 확신합니다.
벌써, 아침 저녁으로 쌀쌀합니다. 이르게 겨울이 느껴지는 요즘, 감기 조심하시고 항상 건강하시기를 빕니다. 보고싶습니다. 투쟁!
2005년 10월 12일
수원구치소에서 김수억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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