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울산 현대차 1공장을 3일째 점거하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성공적으로 1공장을 점거하고 파업하는 데서 정규직 노동자들의 연대 투쟁이 결정적이었다.
최선두에서 비정규직 파업에 연대하는 1공장 정규직 박성락 대의원을 <레프트21> 특별취재팀이 인터뷰했다.
지금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곧 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고, 우리 모두가 단결해서 투쟁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우리는 비정규직 동지들의 투쟁에 연대하면서 이 점을 분명하게 깨닫고 있습니다.
파업 첫날(15일)에는 사측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우왕좌왕했습니다. 사측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갑작스레 라인을 멈추고 집결하자 상당히 당황해 했습니다.
그러나 사측은 곧바로 관리자와 용역 수백 명을 동원해 노동자들을 저지하고 무자비하게 폭행했습니다. 이때 1공장 정규직 대의원과 활동가 들이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어깨 걸고 투쟁에 나섰습니다.
사측의 악랄한 폭행이 계속됐지만, 우리는 머리가 깨지면서도 결코 물러나지 않았고 결국 1공장 진입에 성공했습니다.
파업 둘째 날(16일)에도 정규직 대의원과 비정규직 노동자 들이 힘을 합쳐 관리자들을 물리치고 1공장에 진입했습니다. 우리[정규직과 비정규직] 모두가 새벽잠을 설치고 힘을 보탰기에 가능했습니다.
지금부터는 1공장을 점거하는 농성 대오가 흔들림 없이 투쟁할 수 있도록 힘을 북돋아야 합니다. 무엇보다 가장 기본적인 보급품[식량, 물 등]을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게 필요합니다. 15일 낮부터 라인을 점거한 동지들은 그 다음 날까지 거의 아무것도 먹지 못한 상황이었죠.
우리는 우선 정규직 동지들한테 호소해 회사가 주는 빵과 음료수와 안 먹고 남겨 둔 컵라면을 모두 수거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정규직 노동자들은 흔쾌하게 이것들을 모아 줬고, 비정규직 동지들에게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또, 정규직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동지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라도 해 주고 싶은 마음에 정규직 휴게실에 있는 보온밥통을 모두 수거해서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현대차[정규직]지부에 보급품 지원을 요청했죠. 결국 현대차지부 이상수 부지부장이 트럭 2대분의 빵과 우유, 컵라면을 싣고 와서 농성장에 있는 조합원들에게 전달했습니다.
보온밥통
이러한 지원이 단지 1회성으로 그쳐서는 안 됩니다. 정규직 노동자들은 1공장에서 농성하는 비정규직 동지들이 자신감을 유지하도록 온갖 지원을 아끼지 않고 연대해야 합니다.
정규직 노동자들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면 무궁무진하게 많습니다. 연대라는 것이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작지만 소중한 연대를 통해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보이지 않는 벽돌을 하나씩 허물어 가야 합니다.
현재 1공장 정규직 조합원의 분위기는 꽤 좋습니다. 정규직 대의원과 활동가 들이 시시각각 변하는 투쟁 상황을 조합원들에게 알리고 연대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정규직 조합원들을 모아 보고대회를 진행하고, 투쟁 지원도 결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80~90퍼센트에 달하는 정규직 노동자들이 이번 투쟁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1공장의 상당수 정규직 노동자들은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실천으로 움직이는 게 비정규직을 없애는 유일한 길이다” 하며 사측 관리자들과의 충돌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정규직 동지들을 모아 투쟁을 지원하고 확대하려고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한편, 사측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 들을 이간질할 것입니다. ‘원청과 아무 관련도 없는 비정규직이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다’, ‘비정규직이 정규직의 일자리를 빼앗으려 한다’ 등 사측의 분열 책략은 너무나도 뻔합니다.
이때 정규직 조합원들이 사측의 분열 책략과 이간질을 물리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굳건하게 지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정규직 활동가들이 사측의 이데올로기를 분명하게 반박하고 정규직ㆍ 비정규직 단결 투쟁을 단호하게 지켜내야 합니다. 결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단결에 금이 생겨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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