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자유게시판 <허영구> 글을 퍼왔습니다 -
비정규직 통계조작은 45만명 아닌 300만명 넘어
2005. 10. 26, 노동부, 비정규직 노동자 503만 명 발표.
2005. 10. 27, 노동부장관, 548만 명으로 정정하며 사과.
그러나 비정규직 노동자 수는 2003년 784만 명(55.4%)에서 계속 증가 현재 855만 명에 이른다. 노동부는 경제활동인구 조사에서 사내하청노동자나 영세사업장 노동자를 비정규직에서 제외하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주당 1시간 이상 고용되어 일하는 자를 임금노동자로 본다면 사실 비정규직 노동자는 855만 명 보다 더 많다.
노동부장관은 담당 공무원을 문책하겠다면서 새롭게 발표한 548만 명 역시 노동계가 분석하고 있는 비정규직 실태와 비교하면 300만 명을 축소 은폐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10%가 넘는 실업률을 3.5%로 고수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비정규직 역시 전체 노동자의 57%를 37%로 고수하고 있다. 작은 것이 아름다운가? 비정규직이든 실업률이든 축소하려 하고 있다.
현대 자본주의사회에서 통계는 조작이고 마술이다. 성장을 중심으로 한 통계는 확대하여 부풀리고 분배의 기초가 되는 통계는 축소 은폐하려 한다. 성정과 관련해서는 세계 경제 10위, 국내총생산과 1인당 평균 국민소득, 수출총액, 외환보유고, 주가 상승 등등이 주요 뉴스에서 계속 거론된다. 그러나 국민총소득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분배되는지에 대한 통계는 없다. 소득계층별 인구구성비율은 발표하지도 않고 있고 실업률이나 최근 문제가 되는 비정규직 비율 등은 아예 축소 그 자체다. 있는 것을 없다고 하는 것과 없는 것을 있다고 하는 것을 계량화하는 통계의 조작 이것을 두고 통계는 마술이라 한다.
자본주의사회에서 통계는 매우 계급적이다. 그 자체가 계급이다. 지금 노동부는 통계적 조작과 마술을 부리며 자신의 계급적 입장을 노동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노동계는 노동부장관의 퇴진을 다시 한 번 주장하였다. 노동부는 통계청조차 비정규직으로 분류하는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분류하고 있다. 단순히 45만 명이 아니라 300만 명에 대한 통계조작이다. 이는 즉각적인 퇴진감이다. 사실 비정규직은 855만 명을 넘어 선다. 왜냐하면 은폐된 비정규직 노동자는 이 보다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주부, 노인, 학생들이 실질적으로 비정규노동자로 일하면서도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어 노동착취의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음을 알아야 한다. 한 편 정규직 노동자라고 하더라도 연봉제와 고용계약제에 묶여 실질적인 비정규직 노동자로 전락한 부분에 대해서도 통계적 접근이 이루어져야 한다.
정부는 왜 비정규직 통계를 조작하고 애써 무시하려 하는가?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철폐와 정규직화 주장이 강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실질적인 비정규직 통계는 정부의 고용정책이나 임금정책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것은 바로 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는 자본주의체제의 국가(정부)가 취하는 행동양식이라 할 것이다. 자본의 이익은 바로 잉여노동으로부터 발생하는데 그 조직적 토대는 정규직 노동자와 분리되어 조직화되지 못한 비정규노동자들이 매우 좋은 텃밭이 되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처럼 일시적인 필요에 의해서 비정규직 노동자를 활용하되 임금에 대한 차별은 없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임금을 차별하지 않으면 뭣 하려고 비정규직을 쓰겠는가?’라고 반문하고 것이 한국의 실정이다. 이를 합리화하기 위해 아무렴 비정규직이 정규직만한 능력을 가지고 있겠는가 하면서 차별을 정당화하려 든다. 그러다 안 되면 아예 모두 비정규직 노동자를 고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그서도 안 되면 노동자도 사용자도 아닌 존재인 특수고용직 노동자 또는 하청노동자로 만들어 고용관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 지금 곳곳에서 벌어지는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의 핵심 고리가 여기 있다. 노동부가 이를 부추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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