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3일 36일차 투쟁보고] - “투쟁과정에서 우린 동지를 얻는다”
아침, 출근 피켓팅을 했다.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졌다. 손발이 얼 정도의 매서운 추위다. 어느새 천막농성을 시작한지 1달 가까이 된다.
한 동지가 천막 농성을 시작하고 얼마 안 있어 귀가 아프다고 한다. 한쪽 귀에 핸드폰을 대면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한다. 이 동지의 아픔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큰 병이 아니기를 기원하다.
07년 9월초순 해고를 당하고 시작한 투쟁이 어느새 6개월로 접어들었다. 투쟁이란 것이 이정도로 힘들 줄은 미처 몰랐다. 우리가 왜 투쟁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5명이 해고당하고 3명이 투쟁을 하고 있다. 하지만 투쟁과정에서 서로간에 작은 마찰들이 있다. 싸움은 명분은 분명하지만, 투쟁을 하는 동지들 간의 작은 다툼은 서로를 힘들게 한다. 이런 다툼은 분명 더 잘하기 위한 과정일 것이다. 그러나 이 작은 갈등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쌓이고 쌓이면 우리는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은 이룰 수 없을지도 모른다.
투쟁을 하다 감옥에 간 동지들이 겪어야 하는 1평 남짓한 공간보다는 이 천막이 분명히 넓다. 하지만 이 작은 공간속에서 우리는 부대끼며, 다투며, 의지하며, 투쟁한다. 가야 할 길은 멀기만 하다. 하지만 한 걸음 한 걸음씩 전진한다면 반드시 정상에 올라 갈 수 있지 않을까?
바라는 것이 있다면 우리는 서로에게 동지가 되어야 한다. 투쟁의 결과와 관계없이 투쟁의 과정에서 조금씩 양보하며 서로에게 진실된 친구가 된다면 우리는 이 투쟁의 끝에서 멋진 동지를 얻을 것이다.
[2월14일 37일차 투쟁보고] - “출입금지명령이 내려도 투쟁한다”
오늘 날씨 맑음. 추위가 상당히 많이 누그러들었다. 매일하는 피켓팅인데도 점점 어깨가 무거워 진다.
2월11일 월요일날 출입금지 가처분 심리가 있었다. 결과는 언제 나올지 알 수 없지만 어느정도 그 결과가 예상된다. 법원은 분명 사측 편을 들어 줄 것이다. 그럼 우리들에게는 출입금지 가처분 명령이 떨어진다. 사측에게는 좋은 명분이 생길 것이다. 왜? 아직까지 천막을 침탈안하고 있는 것은 현대자동차 정규직 동지들의 힘이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들에게 출입가처분신청이 떨어지면 현대자동차 사측은 분명 현대자동차지부에게 압력을 가할 것이다. 법원의 판결에 따라 행동을 할테니 현대자동차지부는 관여하지 말라고.
현대차 원청이 천막을 침탈하면 우리들은 투쟁거점인 3차 천막을 잃어버릴 것이고, 이와 동시에 현대자동차(주)는 각 출입구마다 비상령 아닌 비상령을 내려 우리들의 출입을 통제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들은 이미 비대위에서 천명한 바와 같이 3차 천막침탈 시 본관 앞에서 천막농성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린 이미 그런 각오를 하고 있다. 이런 상항 속에서 우리들은 주말마다 사측의 침탈에 대비하고 있다.
이 끝도 없는 투쟁에서 과연 승리할 수 있을까라는 마음 약한 생각이 든다.
다른 한편으로는 여러 조합원들과 우리들이 조금 더 멀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매일 같이 이런 저런 생각과 고민 그리고 여러 애로 사항들이 생길 때마다. 여러 동지들의 힘내라는 격려가 힘이 된다.
2008년 2월17일
전국금속노조 현대자동차비정규직지회 투쟁하는 경남해고자 일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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