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밤 기아차 화성공장 … 34명 부상 =
= 비정규직지회 오늘 전면파업 … 29일 오후 2시 기아차노조 긴급대의원대회 =
기아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합법적인 파업현장에 가스총과 화이바, 진압복으로 무장한 용역깡패가 나타나 생산라인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어 충격을 주고 있다.
금속노조 기아차비정규직지회는 동일노동 동일임금과 노조탄압 분쇄를 요구하며 28일 주·야간 6시간 파업을 진행했다. 밤 11시. 야간조 조합원들이 파업을 전개하고 있던 조립라인에 검은 진압복과 전투화로 무장한 용역깡패와 관리자 200여명이 난입했다. 그들은 차량을 부수고 소화기를 쏘았으며 나사와 자동차부품 등을 닥치는 대로 집어던졌다. 이들은 라인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던 조합원들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가했다.
용역깡패가 난동을 부리자 현장에 있던 정규직 조합원들이 강력히 항의했다. 또 기아차노조 화성지부 상집간부들이 이들의 폭력을 강력히 항의했으나 용역깡패들은 간부들에게도 폭력을 가했다. 이날 상집간부 2명, 대의원 2명, 선봉대 3명이 크게 다쳤고 조합원들까지 34명이 부상을 입었다.
간부들은 현장을 순회하면서 조합원들에게 용역깡패 투입 상황을 전했고 이에 격분한 조합원들이 라인에서 나와 1∼3부 라인 전체가 멈춰섰다. 성난 1천여명의 조합원들은 민중광장에 모여 항의집회를 열었고 본관으로 이동해 항의농성을 전개했다.
이 때 용역깡패들이 건물 뒤편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발견한 선봉대원들이 이를 쫓아갔고 10여명을 붙잡았다. 이들 중에는 빌린 돈 받아주는 조직폭력배까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더 충격적인 것은 가스총이었다. 이들이 타고 온 버스와 승합차에서 가스총을 비롯해 도청장비와 촬영장비, 화이바, 무릎과 팔목보호대, 전경소화기 등이 발견됐고, 간부들은 이 장비들은 불법적인 파업파괴의 증거물로 압수했다.
현대기아차 자본의 폭력만행은 노동자들의 연대투쟁을 불러왔다.
야간조 조합원들은 29일 새벽 5시까지 본관 앞에서 항의농성과 집회를 계속했다. 현장공동투쟁 소집권자인 정형기 의장은 "사장과 공장장 처벌, 비정규직 단협 체결, 고소고발 31명 취하 등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여기를 떠나지 않겠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야간조 조합원들은 밥까지 굶으면서 주간조 조합원들이 교대하러 올 때까지 본관 농성장을 지키며 투쟁을 전개했다.
비정규직지회는 긴급회의를 열어 29일 전면파업을 전개하기로 했고, 기아차노조는 오후 2시 긴급대의원대회를 열어 비상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용역깡패의 만행을 지켜본 이재선 조합원은 "기아차 생산현장에 용역깡패가 들어온 것은 80년대 이후 처음있는 일"이라며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연대투쟁으로 사측의 탄압을 막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비정규직지회 박종환 사무장은 "조직폭력배 난동 이후에 투쟁의 과정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서로의 차이를 극복하고 노동자는 하나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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